수봉이 입니다

존경하는 인물의 스토리텔링 인터뷰 :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버이 은혜

김수빈_2 2017. 12. 19. 19:03

 

 

존경하는 인물을 직접 만나 스토리텔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존경하는 인물(들)은 멀리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 있었다.

인터뷰는 12월 초 겨울바람이 아주 세차게 불던날 따뜻한 집안 거실에서

다같이 점심식사를 한 뒤, 식후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진행 되었다.

요즘들어서 평소에 질문은 커녕 이런저런 대화를 도란도란 하던 사이가 아니라서

이런 인터뷰 분위기를 잡는것 조차 조금 낯간지러워 지는 순간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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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하였다. 쑥스럽다고 뭘 그런 걸 하냐는 핀잔에 연예인이라고 생각하고 기자한테 말하듯이 엄숙하고 진지하고 근엄하게

협조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을 하였다. 이내 아빠 엄마는 생각하더니 "50대 아저씨, 재혁이 수빈이 아빠, 이 집안에 대장 김승수입니다.","50대 아줌마, 똑같지 뭐 ??잘생긴 아들 귀여운 공주(딸)의 엄마, 부대장, 이연옥입니다." 라고 대답을 해주셨다.

 

두 분이 함께 결혼식장에 입장했던 게 어느덧 횟수로 27년이 되었다고 하였다. 잠깐, 나에게는 5살 위로 오빠가 있는데 오빠는 우리 집의 장남이고 나이는 27살이다. 더 설명은 생략하겠다. 엄마와 아빠는 여느 부부들처럼 20이 넘도록 투덕투덕하다가 같이 마음 맞아 여행을 간다거나 거실에 함께 누워 영화를 본다거나 우리 집의 고양이에게 많은 사랑을 퍼부어주시며 그렇게 지내고 계신다.

 

어렸을 때에도 궁금하였던 질문이 있었다. 과연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어 부부의 연을 맺었을까?

참고로 엄마와 아빠는 고향이 다르시다. 아빠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떠나 본 적이 없는 완전한 시골뜨기, 진해 토박이이시고

엄마는 귀여운 부산 여자였다. 고향도 다르고 나이도 다른 진해 남자와 부산 여자는 정말 어떻게 인연이 닿았을까?

엄마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취업을 하기 위해 마산에 내려와 있었다고 한다. 마침 아빠도 그 시절 취업차 마산을 오다리게 되었는데

엄마의 직장동료분께서 아빠와의 만남을 주선하셨다고 한다. 평범 그 자체다, 솔직히 두 분이 첫눈에 반해 불타오르는 사랑을 했었고 그러다 결혼에 골인했나 라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하기도 하였는데 뭐 드라마를 많이 본 탓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분의 연애 시절 서로의 이미지를 물어보았다. (정말 흥미진진했다)

아빠는 엄마가 엄청나게 이쁘다기보다는 예쁘장하게 귀여웠다고 한다. 항상 수줍어했고  애정표현은 잘 하지는 않았지만 여성스러움이 많이 묻어나는 엄마의 그런 행동들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물론 결혼 후 이렇게 뒤 바뀔 줄이야 상상도 못 하셨다고도 덧붙였다.

사기 결혼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엄마도 아빠의 착하고 순수한 면에 반했다고 했다 (그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얼굴은 준수 한 편이었고 애정표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잘 챙겨주고 자상하게 대해주는 면에 마음이 많이 이끌렸다고 하였다.

두 분은 아마 서로 연애 때와는 사뭇 다른 상대방의 모습들을 많이 발견하며 살아오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대방의 모습들조차 사랑으로 이해되는 부분은 이해를 해주고 부딪히는 점에서는 서로 타협점을 찾으면서 그렇게 27년을 살아오셨을 것이다.

 

그다음 질문으로는 오빠와 나에 관한 질문이었다. 왜 우리는 5살 터울인가?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오빠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계획형 베이비는 아니었다고 하셨다. 엄마 아빠도, 살아가면서 '엄마','아빠'라는 역할을 가져본 것이 처음이라

오빠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탈도 많고 힘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때도 맞벌이를 하시고 있어서 오빠에게 온전히 사랑을 쏟아부어 줄 시간이 부족하기도 해 둘째를 낳아 기르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어찌 된 일인지 내가 덜컥 엄마의 품속으로 들어왔는데 그때는 암암리에 낙태도 잘 하던 시절이었지만 이 또한 축복이라 생각하며 지우지 않고 10달을 소중하게 품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렇게 5살 터울 우리 남매는 아빠와 엄마의 삶을 살아가는 원천이자 목적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자식들에게 바라는게 있으시냐는 질문에 엄마와 아빠는 거창하게 우리에게 바라는 게 없다고 하셨다. 낳아준, 그리고 키워준 도리는 우리가 감각 있게 해주면 된다고 하셨으며 건강하게 지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되 행복하고 가치 있는 결과를 만들길 바란다고 말 하셨다. 그 말인즉슨 돈을 잘 버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돌려 말하는 것이었다. 분명하다. 그리고 엄마·아빠는 우리에게 결혼을 강요하거나 바라진 않는다고 하시며 다만 우리가 외롭지 않고 항상 사랑받고 행복해하는 미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부모들은 자식들의 순간순간을 바라보고 싶어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순간순간을 보려하지 않는다, 함께 하는 순간을 다음으로 미루려 한다."

 

존경스러운 사람은 멀리있지 않았다. 바로 내옆에 항상 있으시고

나를 삶의 목적으로 '나'라는 사람을 자신의 미래처럼 열심히 서포트 해주시는

부모님들이 가장 존경할 만한 인물이 아닐까 싶다.

 

매순간을 사랑으로 나를 바라 봐주고 계신

우리집 김승수대장님, 이연옥부대장님

사랑합니다